창업기록- 아이스크림 배달 시작
8월 초부터 배민과 쿠팡으로 배달을 시작했다. 사실 터무니 없는 수수료와 배달비로 자영업자 사장님들이 불매운동을 하기도 하고 배민을 떠나고 있는 추세이다. 사람들도 이전과 달리 배달어플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배달 플랫폼 회사들의 배달 및 수수료 정책이 점점 자영업 사장님들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고 그 부담의 정점에 있는 이 시점에 배달을 시작하게 되었다.
1년 전만 해도 어느 정도 남길 수 있다고는 했는데 그 전에는 내가 사업을 하지 않았으니 어땠는지 잘 모르겠다. 지금 시점으로는 판매가액 + 배달비를 합친 금액에서 수수료 9.8% 떼가고 여기에 카드 수수료 3.3%를 더 떼간다. 그리고 내가 추가로 배달비를 내야하고 부가세 별도로 세금을 내고 난 뒤 포장용기 값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에서 재료비를 빼고 나면 나에게 순수익이 떨어진다. 이 금액에서 월세와 각종 유지비용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배달을 결정 하게 되었을까?
1. 매장 홍보 효과가 있다.
배달을 하게 되면 배달어플로 사람들이 검색을 하는 경우도 있고 배민원과 쿠팡에서 초반에 무료 광고를 띄어주기도 한다. 매장 반경 3km 까지 추천광고가 뜨게되는데 아무런 광고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그 광고 효과는 돈들이지 않아도 되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실제로 배달로 먼저 주문해서 먹어보고 매장 검색해서 찾아오신 분도 계셨다.
2. 찾아오기 힘든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배달로 충분히 수요가 있을 것 같다.
오픈 초반에 배달이 가능하냐는 문의를 많이 주셨다. 그리고 매장 방문 손님 중에서도 자기가 임산부라 자주 오고 싶어도 조금 거리가 멀어 힘들다고 배달 안하시냐고 물어보신 분도 계셨다. 그래서 이 자리는 배달로 하면 충분히 시켜 드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장 위치가 마곡나루역에서 걸어서 15분 신방화역에서도 걸어서 15분이다. 마을버스가 있긴하지만 잘 다니지는 않은 것 같아 일부로 찾아오기는 힘든 위치다. 거기다 정말 조용한 주택가 골목이라 구경거리도 없고 아이스크림만 먹으러 찾아와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그래서 일부로 찾아 오신 분들이 계실 때마다 너무 감사드린다. 동내 주민 분들은 집 앞이라 편하게 들릴 수 있지만 동내 분들이 않이면 자주 오지 못하기에 먹고 싶을 때마다 집에서 편하게 배달로 시킬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3. 겨울 매출 대비를 해야한다.
추운 겨울에는 테이크 아웃이나 일부러 찾아와서 먹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따뜻한 실내에 있다면 겨울에도 가끔씩은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그 때 이전에 두옹즈 아이스크림을 드셨던 기억이 있다면 재주문을 해주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겨울이 오기 전에 최대한 성수기일 때 많은 분들에게 두옹즈 아이스크림을 맛보여 주고 싶고 마곡동에 수제 아이스크림 샾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그래서 겨울에 집에서 생각 날 때 배달로 시켜 드시기를 기대해 보고 겨울 매출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배달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싶다.
4. 손님 분들의 피드백을 알 수 있다.
대부분 매장에 오시는 분들을 포장을 해가시거나 테이크 아웃으로 사들고 가신다. 맛이 어땠는지 피드백을 물어보기가 힘들다. 하지만 배달로 시켜드신 분들은 리뷰를 남길 수가 있다. 어떤 메뉴들이 맛있었는지도 남겨주시고 부족한 부분도 남겨 주실 수도 있다. 그런 피드백들은 직접 말로 하는 것보다 텍스트로 적으면 더 자세히 적을 수 있기 때문에 손님들이 두옹즈 아이스크림을 먹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확인 할 수 있다. 아쉬운 점들이 있으면 그걸 보고 내가 고쳐 나갈 수도 있기 때문에 손님들의 반응 등을 볼 수 있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주문이 들어오면 몇번 째 시켰는지 확인이 가능한데 가양 1동에 사시는 손님 분 중에 3일 연속 시키신 분이 계신다. 따로 리뷰는 안남겨 주셨지만 정말 감사하다는 감정이 많이 들었다.
5. 아이스크림 순환이 빠르다.
배달을 이제 일주일 정도 시작을 했는데 매일 주문이 들어오고 매일 주문건수가 늘어나고 있다. 생각보다 배달이 많아서 포장용기가 내가 계산한 것보다 빠르게 소진되어 주말에 큰사이즈는 부족했다. 수익이 많이 남지 않아도 이렇게 아이스크림 순환이 빠르면 나도 손님들에게 신선한 아이스크림을 계속 제공 할 수 있고 다양한 메뉴들을 낼 수 있기에 좋을 것 같다. 아직까지는 한가지 맛을 최대한 많이 만들면 평균 3일 안에 소비되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이 일주일 넘어갔을 때 어떤 상태로 변하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론상으론 맛들이 빠지고 부피가 빠진다는데 지금처럼 순환이 빠르면 아이스크림이 오래 방치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배달을 하면 무조건 대용량 포장만 가능하기에 컵에 담는 것보다 많이 빠진다. 그래서 빠른 순환을 하고 자주 메뉴가 바뀔려면 포장손님이 많아야 하는데 그 부분을 배달로 어느정도 해소가 될 것 같다.
6. 아무리 떼가는 수수료가 많아도 적은 금액이지만 수익은 난다.
지금 매장에서 내가 만들어 내는 속도보다 오프라인 손님들이 사가는 속도가 더 빨라 매일 매진이라면 배달을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항상 아이스크림은 남아있기 때문에 배달을 해서 수익을 좀 더 낼 수 있다면 괜찮을 것 같다. 물론 너무 많이 떼가서 속은 좀 쓰리지만 역마진은 아니기 때문에 괜찮고 수익은 덜 남더라도 좋은 점들이 더 많기에 괜찮다고 판단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