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4개월차인 11월달에 최고 매출을 찍을 수 있었다. 최고 매출이라 해봤자 남들이 봤을 땐 미비한 수준이지만 문제점을 개선해서 오픈 이후 점차 줄어들던 매출을 4개월만에 반등을 시켰다는 점이 뿌듯했다. 날이 추워져서 매출이 떨어질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신기하게도 매출이 오히려 올랐다. 왜 그런지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1. 배달비중이 점점 늘면서 배민원이 아닌 배달의 민족으로 고객 유도.
배민원과 배달의 민족은 다른 플랫폼이다. 배민원은 단건배달이므로 배달시간이 굉장히 빠르다. 하지만 수수료와 배달비를 포함해서 30%넘게 떼이고 최종 정산을 받는다. 반면 배달의 민족은 단건 배달이 아니어서 고객이 받기까지 배달시간은 좀 더 길다. 대신에 수수료와 배달비를 포함해서 13~15% 정도 떼이고 최종 정산을 받는다.
고객 입장에서는 배민원이 빠르고 편해서 좋지만 내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저렴한 배달의 민족이 훨씬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배민원만 한 이유는 배달시스템을 잘 모르기에 어느정도 배달매출이 올라오긴 전까지는 배민원으로 배달시스템을 체험해 보고 싶었다. 배달의 민족은 배달대행사를 끼고 해야 하고 깃발이라고 해서 광고비용도 지불해햐 하기에 배달이 잘될지 안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배민원과 배달의민족 둘 다 하는게 조금 부담이었다.
그러다 저번달 부터 배달 비중이 점점 높아져 배달대행사를 끼고 배달의 민족을 하는것이 좋겠다고 판단이 들어 10월 30일부터 배민원과 배달의 민족 2개를 같이 운영하기로 했다. 대신에 광고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는 깃발을 전혀 하지 않고 배민원 고객분들을 배달의 민족으로 유도해서 배달의민족으로 주문이 들어올 수 있게 해보았다.
약간은 꼼수이지만 대놓고 유도를 하는건 안되기 때문에 마지막 스푼을 고를 때 저 문구를 넣어보았다. 저렇게 하니 따로 광고비를 지불하지 않아도 배달의 민족으로 한달동안 60건 넘게 주문을 해주셨다. 물론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아서 배민원의 주문비율이 훨씬 높긴 하지만 60건의 해당하는 수수료만 해도 비용적인 부분에서 꽤 아낄 수 있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처음부터 배달의 민족을 같이 했으면 신규혜택을 다 받으면서 배달의 민족을 운영할 수 있었는데 3개월동안 가입만 하고 운영하지 않고 방치하여 초반의 기회비용을 전부 날렸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무료 쿠폰이나 신규입점 노출수 증가나 깃발 무료 프로모션등 여러조건들을 다 놓쳐버렸다는 점이 아쉬웠다. 좀 더 공격적으로 할 수 있었는데 배달비중이 이렇게 높아질지 몰랐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배달의 민족으로 수수료를 좀 더 아낄 수 있으니 다행이다.
2. 사이드 디저트의 활약
매출 증대의 일등공신이 사이드 디저트이다. 전부터 날이 추워지는 것을 대비하여 지속적으로 사이드 디저트를 고민하고 개발해왔다. 그래서 냉동보관이 가능하고 관리가 쉬우면서 배달과 테이크아웃에 최적화된 디저트들로만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그 결과 현재 4개의 사이드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다. 파베 초콜릿, 애플 크럼블, 레몬케이크, 바치디다마. 이렇게 4종류로 사이드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는데 다행히 반응이 굉장히 좋다. 젤라또가 아닌 디저트만 사먹으로 오시는 손님들이 점점 많아지고 배달도 젤라또가 아닌 사이드 디저트만 주문해서 드시는 빈도수가 점점 늘고있다. 그리고 미리 대량으로 주문을 해주시는 경우도 몇번 있었고 선물용으로 금방 녹는 아이스크림 대신 사이드 디저트로 사가시는 경우도 있었다.
사실 젤라또 창업을 할지 말지 고민하시는 분들 중 겨울에 매출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 부분이 가장 염려되어 망설이시는 분들이 많을거라 생각이 든다. 나 역시 그랬다. 비록 아직 겨울이 오지는 않았지만 겨울 매출 감소에 대한 해결책이 사이드 디저트를 잘 구성하고 판매가 되는가에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일반적으로 시나몬이나 생강, 초콜릿 등 겨울에 특히 많이 찾게되는 재료들이 있다. 그런 재료들을 활용하여 사이드 디저트류를 만든다면 추운 날씨에도 디저트로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증명이 되었다. 대신 한번 소비되고 끝나는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다음번에도 구매할 수 있는가와 대량주문 등이 들어올만큼 일반 제과점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 있는 디저트여야 매출증가에 의미가 있을 것 같다.
3.재방문 빈도수 증가와 점점 늘어나는 단골분들
현재까지 돈들여서 블로그 마케팅이나 인플루언서 인스타 마케팅 등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스스로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마케팅을 했을 때 초반에 반짝 빛나고 점점 매출이 떨어지는 케이스가 많다고 한다. 물론 초반에 돈을 들여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입소문으로 점점 알려지는게 더 단단하게 브랜드가 성장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초반에는 매장 주변 분들이 많이 오셨다면 지금은 강서구 지역에 있는 분들이 일부러 찾아오시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가양동, 화곡동 등 걸어오기 먼곳에서 차를 타고 오시거나 자전거를 타고 오시는 경우가 있고 한번 오셨던 분들은 다음에 다른 맛을 드시러 또 오시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4개월차가 되니깐 자주 오셔서 얼굴이 낮이 익은 분들이 점점 늘고 있고 익숙한 분들에게는 포장해 가실 때 쿠키 서비스도 드리고 지속적으로 재방문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만약 같은 돈을 써야 한다면 신규고객을 유도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보다 단골고객분들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편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성수나 홍대와 같은 놀러오는 상권이면 신규고객을 위한 마케팅을 해야겠지만 이 상권에서는 단골고객분들에 집중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이번달에는 한번 방문해 주셨던 분들이 지속적으로 재방문해 주시고 그런 분들의 고객수가 점점 늘어남에 따라 홀매출이 상승한게 아닐까 싶다.
4. 객단가가 높아졌다
이 부분도 사이드 디저트와 관련이 있다. 디저트가 없었을 땐 선택지가 아이스크림 밖에 없었다. 3가지맛 또는 4가지맛만 포장 및 배달 주문이 들어왔다. 그런데 이제 사이드 디저트가 생기고 나서 아이스크림만 주문을 하는게 아닌 디저트류를 같이 구매하시는 경우가 엄청 많이 늘었다. 그 결과 1~2만원의 포장 및 배달 객단가에서 3~4만원의 포장 및 배달 객단가로 높아졌다. 디저트가 있기 전에는 3만원이 넘는 주문이 불가능한 구조였다면 지금은 3만원이 넘는 주문건수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객단가가 2배정도로 늘면서 덩달아 매출이 늘게 된 것 같다.
5. 생각보다 따뜻했던 날씨
11월이지만 생각보다 춥지가 않다. 영하의 기온으로 떨어졌다면 손님분들도 아이스크림을 덜 찾았겠지만 다행히 저녘에 산책하면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로 오시는 분들이 지속적으로 있었다.이런한 춥지 않은 날씨 영향도 매출증가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이러한 원인으로 이번달에 최고 매출을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생기는 고민도 있다.
바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다. 분명히 젤라또 샾인데 젤라또가 아닌 디저트만 구매하러 오시는 분들이 많다는게 꼭 좋은 의미만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체성이 애매해질 수 있고 잘못했다가는 이도저도 아닌 브랜드가 될 수도 있게다는 생각도 들었다. 대부분 유명한 젤라또 샾들은 사이드 디저트를 판매하지 않고 젤라또에만 집중을 한다. 그런데 난 젤라또 뿐만 아니라 디저트까지 같이 하기에 외부에서 봤을 때 전문성이 떨어져 보일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디저트 비중을 크게 가져가지 않으려고 하고 매장에서 디저트 메뉴도 잘 보이지 않게 두고 있다. 그런데 점점 하루종일 디저트만 만드는 날이 늘면서 내가 지금 젤라또 샾을 하는건지 제과점을 운영하는 건지 헷갈리기도 했다. 디저트 덕분에 4개월만에 매출 반등에 성공했고 당장의 매출 증가에 기분은 좋지만 한편으로는 멀리 봤을 때 젤라또 샾에 대한 정체성이 애매해 지지는 않을지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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