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광고> 아이스크림의 서걱거리는 질감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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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아이스크림 공부

아이스크림의 서걱거리는 질감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

by 둉쥬 2024. 12. 21.


첫번째 테스트에서 가정용 머신으로 젤라또를 만들었을 때 질감이 어떤지 관찰했다. 

그 결과 당일 날 만든 젤라또 베이스를 냉동실에 3시간 정도 얼린 뒤 먹었봤더니 약간의 서걱거리는 질감과 씹히는 질감들을 미세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이러한 질감이 나타난 원인들을 고민했을 때 제조시간에 따른 얼음 결정들의 크기와 공기의 양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를 바탕으로 서걱거리는 질감을 개선하기 위해 두번째 베이스를 만들어 테스트 해보았다. 


먼저 공기의 양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 공기의 양은 물리적인 방법과 재료의 비율로 조절 할 수 있다. 다만 가정용 머신으로는 비터 속도나 냉매의 온도를 조절 할 수 없었다.

물리적인 방법으로 공기의 양을 늘릴 수는 없었기에 재료의 비율을 건드려 보기로 했다. 


젤라또 안에 있는 공기 쉘을 감싸고 있는 재료들은 지방,유단백질,안정제들과 같은 고형분들이다. 다만 지방같은 경우는 비율이 과도하게 늘어났을 때 오히려 공기 포집을 방해 할  수 있기 때문에 지방양은 건들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다. (지방 8%)

대신 유단백질의 비율을 바꿨다. 기존 3.5%의 유단백질 비율에서 4.2%의 비율로 늘렸다. 작은 비율처럼 보이지만 단백질 비율이 전체 레시피에서  3~4%정도의 작은 양만 차지한다고 했을 때 0.7% 차이는 꽤나 큰 비율이라 생각했다.



이 때 유단백질의 양을 늘리고 싶다고 마음대로 늘릴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보통 유단백질은 우유,생크림,분유에 존재한다. 그래서 공기 포집에 영향을 끼치는 유단백질의 양을 늘리기 위해서는 우유,생크림,분유와 같은 재료들을 더 많이 사용해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당도 같이 사용하게 된다.

유당이 늘어났을 때 젤라또의 질감이 거친 입자로 변하게 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당의 함량이 과도하게 높아지지 않는 선에서만 유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때문에 유단백질의 비율을 높이되 유당 성분으로 인해 질감이 거칠게 바뀌지 않는선에서 높였고 그 결과 4.2%정도의 유단백질을 사용하게 되었다. ( wpc를 사용 하게 될 경우 유당의 비율을 높이지 않으면서 단백질 함량을 높일 수 있으나 wpc는 첨가하지 않았다)


이렇게 단백질의 비율을 높이니 최종 결과물의 공기 양에도 차이가 생겼다. 무게를 재보니 첫번째 베이스는 92g으로 오버런 비율이 15% 로 나타났고 두번째 베이스의 무게는 83g 으로 27%의 오버런 비율을 얻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좀 더 부피가 늘어났고 지나치게 찐득거리는 질감도 개선되었다. 


그 다음으로 차이를 준건 추출 온도였다. 첫 테스트 때는 추출 온도를 영하 7~8도에서 추출했다. 반면 이번 테스트에서는 일부러 추출 온도를 좀 더 낮췄고 영하 8~9도에서 추출을 했다.

추출 온도도 최종 질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 판단했다. 어차피 상업용 머신보다 가정용 머신이 냉매의 힘이 약하기에 빠른 제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제조시간을 좀 더 늘려 베이스의 온도를 1~2도 정도 더 낮게 추출을 했다. 


이렇게 베이스 온도를 좀 더 낮춰서 추출 한 이유는 얼음의 결정 크기를 좀 더 작게 생산하기 위함이었다. 제조기에서 베이스를 높은 온도에서 추출 한 뒤 냉동고에 얼리게 되면 얼음 결정들이 좀 더 크게 완성되면서 얼어버릴 수 있다.

반면 좀 더 낮은 온도에서 추출 한 베이스는 상대적으로 좀 더 작은 얼음 결정들이 생기면서 얼게 된다. 그 결과 똑같이 딱딱한 아이스크림이지만 얼음 입자들만 봤을 때 결정의 크기가 달라지게 되고 이는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단 너무 오래 돌릴 경우 과냉이 될 수 있기에 과냉이 되지 않는 선에서 영하 9도까지 베이스를 제조 한 뒤 질감을 확인했다. 


그 결과 영하 7~8도에서 추출 한 젤라또와 비교했을 때 서걱거리는 질감이 훨씬 적었다. 입안에서 좀 더 크리미한 질감으로 느껴졌고 확연히 질감이 개선 될 수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서걱거리는 질감을 개선하기 위해 내가 실험한 방법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오버런이 작게 생산되는 가정용 제조기 특성상 단백질의 비중을 늘려서 공기의 양을 늘렸다. 공기가 제조 단계에서 많이 생산된다면 그만큼 공기쉘들이 많아지게 되고 이후에 공기쉘 사이사이에 퍼져있는 얼음 입자들이 충돌하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공기쉘들이 적다면 그만큼 더 손쉽게 얼음 결정들이 충돌하게 되고 입자들이 커질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베이스의 추출온도를 더 낮춰 생산하면서 이후에 완전히 얼리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얼음결정들의 크기를 좀 더 작게 만들 수 있었다.



냉동고에서 어는속도보다 제조기에서 얼리는 속도가 더 빠르다. 그래서 제조기에서 빠른 시간에 더 낮은 온도로 얼리게 된다면 그만큼 더 많은 양의 작은얼음 결정이 생성이 될 것이다.

그러면 추출 후 냉동고에서 얼리는 과정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적은 양의 얼음 결정들이 생산 될 것이기에 최종적으로 얼음 결정의 크기가 작은 베이스를 얻을 수가 있다. 

물론 상업용 제조기로 만들 때는 내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시스템화 되어있어서 충분히 공기 포집이 잘 이루어진다. 그래서 일일이 오버런계산을 해서 단백질 함량을 높이지는 않을 것 같다.



대신 가정용 머신으로 만들 땐 경도값 같은 시스템화가 잘되어있지 않기에 좀 더 신경써야되는 부분이 있고 이 때 레시피를 수정하면 좀 더 좋은 질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확실히 느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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