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은 개인사정으로 2주동안 영업을 하지 않았다. 영업했던 날도 영업시간이 들쭉날쭉하며 잘 지켜지지 않았고 일찍 닫거나 주말에 열지 않는 날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손님 입장에서 봤을 때 한창 따뜻한 날씨에 오랫동안 영업을 하지 않아 의아했을 것 같다.
복귀해서도 그동안 밀렸던 수업 스케줄로 하루에 3~4시간 밖에 영업을 하지 못했다. 영업시간이 일정하지 않아서 인건지 정상영업 하는 날에도 배달 주문이 엄청 많이 줄었고 홀매출도 많이 줄어 이전만큼 매출이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젤라또 매장 특성상 가장 매출이 높을 시기인 따뜻한 봄에 홀과 배달 일평균 매출은 오픈이래 최저치를 찍게 되었다.
그래서 혼자하는 장사의 힘든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매장에 나올 수 없는 날이나 수업이 있는 날이면 홀, 배달 매출이 일어나지 않고 특히 이번처럼 오랫동안 매장 문을 닫는 날이면 예전 수준으로 다시 올라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기에 매출타격이 크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매장에 없어도 매장은 돌아갈 수 있고 매출이 일어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 놓아야 된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
하지만 젤라또가 계절과 날씨 영향이 크게 받는 사업이기에 인건비 지출면에서 굉장히 애매한 것 같다. 봄 여름을 생각하면 직원과 알바생을 뽑아야하고 겨울을 생각하면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가 않다. 나 대신 일할 직원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직원 월급이 나가는 것 만큼 그 이상의 매출이 기복없이 매달 꾸준히 나와야 한다. 이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 가능 할 때 직원을 채용 할 수 있을 것이고 내 역할을 대신 할 수 있게 젤라또 제조와 서비스 교육을 해야 내가 없이도 매장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젤라또 사업을 지속하려면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반드시 찾아내야 될 것 같다.
젤라또라는 한가지 아이템만 판매해서 계절이나 날씨 영향없이 꾸준히 일정부분 이상 매출이 나오게 할 수 없다면, 그리고 브랜딩을 잘해서 젤라또 한가지 만으로도 꾸준히 줄 세울 수 있는 매장을 만들 수 없다면, 젤라또 매장에서 판매가 가능한 또 다른 아이템과 함께 그에 적합한 입지조건을 찾아놓고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쉬는 동안 여러 젤라또 매장을 방문해 봤고 내 기준에서 제품력이 좋은데도 손님이 없고 한가한 매장이 있던 반면 제품력은 기대 이하인데도 웨이팅을 해야 할 정도로 손님이 많은 곳들을 보면서 느낀 건 제품의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입지가 미치는 영향이 크고 어떻게 상품을 홍보하고 포장을 하고 마케팅을 해서 판매하느냐가 장사에 있어서 더 중요해 보였고 브랜딩을 잘 해서 팬층을 많이 확보해야 살아남고 그렇지 못하면 무관심속에 결국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지금 돌이켜보니 창업 전 가격대 설정과 어떤 젤라또를 만들건지 노선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했다. 고퀄리티로 만들어 높은 가격으로 책정해서 한컵에 7~8천원에 팔던가 아니면 제품 단가를 낮추고 효율적으로 생산을 해서 한컵에 4~5천원대로 판매를 하던가 이 두가지를 상권에 맞게 포지셔닝해서 판매가를 정해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 명확했어야 했다.
나는 초반에 이 부분을 실수를 했고 제품 단가는 높지만 초기 가격대를 말도안되게 너무 낮게 잡아 판매를 했었기에 지금의 자리에서 가격을 3번이나 올렸고 그 과정에서 분명 떠나버린 고객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더 이상 가격을 올릴 수도, 제품 단가를 낮춰 퀄리티를 낮추는 등의 노선을 바꿀 수도 없다. 그래서 만약 젤라또 창업을 고민하시는 분들이라면 상권 설정과 가격대 설정에 신중을 가했으면 좋겠다.
4월 매출을 기대해서 이번달부터 알바생 분들도 고용을 했지만 4월달은 일 평균 매출이 가장 낮을 뿐만아니라 인건비 비용까지 추가되어 고정비는 늘어나 순수익이 감소한 달이었다. 아직 손님분들이 오픈 한걸 모르는 걸까? 오래쉬고 오픈한게 이렇게 타격이 있을줄 몰랐다. 겨울에 매출이 잘 나와서 당연히 따뜻한 4월에는 훨씬 더 잘될 줄 알았는데 장사라는게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고 항상 잘 될 수는 없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달이었다.
그리고 다시금 되돌아 보게 되었다. 아이스크림 메뉴가 문제면 바꿔야 되고 따뜻한 날씨에도 동내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을 찾지 않는다면 그 이유가 뭔지 생각해 봐야한다.
주변의 다른 사장님들도 다들 힘들다고 하시고 요즘 경제가 어렵고, 물가는 오르고, 자산가치는 떨어져 소비가 예전보다 덜하다고 하시지만 모두 매출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없고 핑계에 불가하다. 잘 되는 매장은 여전히 잘되고 줄서서 먹는 매장도 많다. 때문에 매출하락의 원인은 분명 내부에 있을 것이고 여러 문제점들을 빠른 시일 내로 개선해서 다음 달에는 매출이 회복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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