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7월. 이제 젤라또 창업을 한지 딱 3년차가 되었다. 1년차 2년차 때 매장운영하면서 겪었던 경험들을 기록으로 남겼듯이 이번에도 2년차~3년차 시기의 경험들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먼저 24년도에 상수로 두옹즈 매장을 이전하면서 단골고객분들도 늘어나고 매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상수동에서 자리를 조금씩 잡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22년도 창업 당시에는 연매출액이 8천만원이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 될 경우 처음에 간이사업자로 시작 할 수 있었다. (현재 25년도 기준으로는 1억 400으로 상향되었다.)
그래서 처음엔 간이사업자로 시작을 했고 조금씩 매출이 늘어나면서 24년도에는 연매출이 8000만원이 넘게 되었다. 8천만원이 넘어가니 세무서에서 안내 등기가 날아와서 작년 장부상 찍힌 카드매출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 2-3년차 포스팅은 작년 매출을 기준으로 월매출 평균 700~900만원 정도 구간의 매출이 나오는 매장을 운영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기록하고자 한다.
매출 대비 근무 시간
월 700~900정도 구간일 경우 일매출 30만원 정도가 나와야 한다. 일매출 높은 젤라또 매장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이 이 글을 본다면 귀여운 수준의 매출일 것이다. 그래서 유명한 젤라또 매장들에 비하면 매출액이 높지 않지만 내가 경험한 부분들만 기록해 보고자 한다.
지금 상수 자리에서는 날씨 영향에 따라 매출액 편차가 큰 편이었다. 날씨까 좋을 때는 일매출 60만원 이상씩 찍히는 날도 있는 반면 폭우가 쏟아지는 날에는 일매출 10만원도 못하는 날도 있었다. 홀과 테이블이 없는 테이크아웃 매장 특성상 그만큼 날씨에 따른 일 매출 편차가 매우 큰편이었고 일평균으로 했을 때 30만원대 정도 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럼 이정도 매출액이면 사장인 내가 노동하는 실무시간은 몇시간 정도이고 남는 순수익은 어느정도 될까?
일단 이정도 매출액이라면 절대 정직원을 둘 수는 없다. 이정도 매출에서 정직원을 고용하면 사장보다 직원이 더 벌어가는 구조이다. 이 구간에서는 혼자 운영하거나 바쁜 시간대 파트타이머 정도만 고용 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행인건 젤라또가 음식점에 비해 재료 코스트가 높지 않기 때문에 매출액이 적어도 마진이 좋다는 점이다.
또한 버려지는 재료가 거의 없어 로스율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혼자 만들고 서비스까지 직접 다 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에 초반에 인건비가 부담 될 경우 1인 매장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나는 선택적으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저녘시간대는 온전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 그래서 일하는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다.
하루 생산량이 약 20kg 정도 되고 4.5키로씩 4~5가지의 맛을 평일에만 만든다. 주말에는 상황봐서 생산을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생산을 하지 않고 평일에 만든 것들을 냉동고에 쟁여놨다가 판매를 한다. 술집이 많은 상권 특성상 저녘에 매출이 집중되어 있기에 알바생들은 모두 저녘시간대에 출근해서 마감까지 판매만 하는 시스템이다.
이럴경우 하루에 내가 일하는 시간은 약 6시간정도 일을 하게되고 상대적으로 손님이 많지 않은 낮시간대에 생산위주로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알바생들이 저녘에 재료 손질 및 판매위주로 운영을 하면 평균 700~900만원 정도 구간의 매출을 낼 수 있다.
매출은 낮지만 재료 원가가 음식점에 비해 낮은편이라 월세등의 고정비를 제외하면 매장 매출에서 평균 200만원대의 순이익이 나오는 편이다. 물론 날씨 영향이 워낙 커서 달마다 차이는 있는 편이지만 일년단위로 따졌을 때는 일하는 시간 대비 이윤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구조가 되었다.
근무시간이 많지 않다보니 여기서 욕심을 더 내면 일하는 시간을 늘려서 매장 하나를 더 운영한다거나 다른 사업을 해서 수익을 늘릴수도 있지만 매장 운영 이외에 별도로 메뉴 컨설팅이나 교육등으로 시간을 따로 쓰고 있기에 매장을 더 늘리거나 다른 일을 벌리지는 않고 있다.
이런 형태이다보니 직장을 다니면서 젤라또 매장을 운영하시는 분들도 있고 육아를 하면서 매장을 운영하시는 분들도 있다. 음식점과 달리 소형매장에서 일인샾으로 운영이 가능한 사업형태이다.
브레이크 타임
현재 두옹즈는 브레이크 타임을 두고 있다. 젤라또 매장에서 브레이크 타임을 두는건 흔하지 않다. 음식점도 아닌데 궂이 브레이크타임을 가질 이유가 없다.
사실 브레이크 타임을 할지 말지 나도 고민이 많았다. 작년 7월부터 브레이크타임을 갖기 시작했고 작년에는 15시~18시 구간에 3시간 브레이크타임을 가졌다가 올해부터는 17시~18시 1시간만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운영하는 이유는 현재 육아와 매장 운영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내가 육아휴직 기간이 끝나 회사에 복직을 하게 되면서 내가 육아를 병행하기로 했다.
사실 매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손님이 없는 시간대라 하더라도 브레이크 타임을 갖지 않는게 가장 좋다. 외부에서 보았을 때 일부러 찾아 왔는데 문이 닫혀 있으면 손님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이는 곧 매출과도 직결되는 부분이기에 나 역시도 고민을 많이 했다.
실제로 손님들도 문을 왜 자주 닫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시고 올 때 마다 영업을 잘안하시는 것 같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선택의 기로에 놓였고 고민을 하면서 일과 사업 가족 중 우선순위를 정해야 했다. 당연히 가족이 우선이었고 아이가 어릴 때 아빠랑 물리적으로 같이 시간을 보내주는게 좋을 것 같았다.
육아를 해보니 아기가 너무 빨리 커서 지금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에 이 시기가 더욱 소중해 질거라 생각했고 사업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전에 아이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했다.
매장 영업시간이 적다보니 외부에서 바라봤을 땐 조금 게으르게 비춰질지도 모르겠지만 현실은 아침에 어린이집 등원시키고 곧바로 매장에 나와 업무를 보고나서 오후가 되면 아이를 하원시키고 밥주고 씻기고 나면 어느새 하루가 끝나있다. 2년차까지는 온전히 사업만 신경썻다면 2~3년차에는 육아와 사업을 병행해야 했던 점이 그동안과는 다른 점이었다.
그래도 감사하게 브레이크 타임을 해도 이제는 단골손님들이 그 시간대를 피해서 와주시고 알바생들이 오래 일을 해주면서 매장이 안정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회사원이 아니다보니 필요할 경우 자유롭게 시간을 조절하면서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도 많아져 지난 1년동안 사업과 육아 두 가지 다 병행 할 수 있었다.
상수 상권의 변화
상수에서 장사한지 일년 반이 되었다. 일년 반동안 상수 상권은 더 악화된 느낌이다. 처음 상가자리를 구할 땐 그래도 바닥권리금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1년 반정도 지나보니 공실이 점점 많아지고 주변 사장님들도 무권리로 던지고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이전에 비해 경기가 많이 안좋아지고 매출이 줄다보니 폐업을 하거나 이전을 하는 것 같다.
처음 이 자리에 들어 올 때 주변에 술집 뿐만 아니라 맛집도 많았다. 그런데 좋아하는 맛집들이 하나 둘 없어지기 시작하고 사장님들이 바뀌거나 공실로 몇개월째 방치되어 있다. 지금 두옹즈 매장이 있는 건물도 6개의 상가가 있는데 1년 반동안 주인들이 전부 바뀌었고 폐업을 하거나 이사를 가셨다.
그래서 부동산을 보는 안목도 사업을 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 나 역시도 바닥권리금을 주고 들어왔지만 현재는 전부 무권리에 공실인 상황에서 나중에 바닥권리금을 준만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반대로 아직 주목받기 전 뜰만한 상권에 미리 들어가서 선점하고 있다가 바닥권리금을 몇배씩 받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 부동산 안목이 있는 사장님들은 앞으로 상권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고 앞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상권에 미리 가서 매장을 오픈을 하신다. 이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당장 유동인구가 많고 매출이 잘 나온다고 바닥권리금이 가장 고점일 때 들어갔다가 나중엔 상권이 약해져 손해보고 나오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래서 바닥권리금이 너무 비싸게 형성되어 있는 곳들은 신중히 접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상수상권은 공실도 많고 더 안좋아졌지만 다행히도 작년대비 올해 상반기 매출이 더 늘었고 단골고객들도 더 생기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젤라또 매장들의 성공유무
매장에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보니 어느새 꽤 많은 교육생들이 두옹즈에 배우고 창업을 하셨다. 오픈한지 일년만에 블루리본을 받으신 분들도 계시고 매출이 잘나와 2호점을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신반면 매출이 저조한 분들도 계셨다. 교육을 하고 수강생분들의 창업 후 매장운영 방식들을 보다보니 다양한 케이스를 자연스레 접하게 되었다.
교육 때 현재 두옹즈에서 판매하는 똑같은 레시피들을 바탕으로 차트를 분석하고 레시피를 제공하고 그동안 시행착오했던 것들을 자료화 해서 똑같이 제공한다. 그래서 같은 젤라또와 비슷한 제조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하시는데 매출은 저마다 다르다.
수강생 분들 중 잘 되시는 사장님들의 케이스를 보면 저마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잘되는 이유들이 있었다.
먼저 브랜드를 만드는데 탁월하신 분들이 계셨다. 같은 젤라또라는 아이템을 판매하더라도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제품에 스토리를 녹여내거나 본인의 철학이나 경험을 브랜드로 잘 풀어내시는 분들이다.
SNS를 정말 잘 활용하시고 오픈준비 단계부터 방향성들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레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브랜드를 키워나가신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고객이 브랜드의 팬이 되고, 방문 전부터 매장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되고 결과적으로 단골이 늘어나고, 브랜드 충성도도 높아지게 된다.
제품 또한 제품 하나하나에 영감을 얻은 계기나 조합의 이유, 사용한 원재료의 의미를 녹여내어, 그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로 만들어내며 단순히 "맛있는 젤라또"가 아니라, 브랜드가 담긴 경험을 파는 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하신다. 단순히 제품을 잘 만든다는 것 이상의 차별화된 매장 운영 방식으로 더 높은 매출을 올리고 계신 분들이다.
두번째로는 메뉴개발을 정말 꾸준히 하시는 분들이다. 단순히 한 번 만든 메뉴를 계속 반복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계절이나 트렌드, 고객 피드백에 따라 꾸준히 새롭고 신선한 시도를 해나가신다.
교육 때 바로 판매가 가능한 레시피를 제공하다보니 같은 메뉴로 판매하시는 분들이 계시기도하고 기존 레시피를 토대로 자신만의 조합을 시도해보며 매장에 맞는 메뉴로 발전시키는 분들도 계셨다.
나도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조합으로 메뉴개발 하시는 것을 보면서 영감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렇게 교육 때 제공하는 기본 레시피를 잘 응용하거나, 직접 새로운 재료를 인퓨징하고 페어링하면서 그 매장만의 시그니처 메뉴들을 만들어가면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장하시는 분들이 잘되는 매장들의 공통점이었다.
반대로 제일 안타까운건 매장에 방문해서 제품을 먹어보면 분명 같은 레시피로 판매하시는 것 같은데 관리가 안되어 풍미도 약해지고 질감도 안좋아졌는데 판매하고 있는 경우였다.
아이스크림과 달리 젤라또는 서비스 온도가 높아 쇼케이스에 오랫동안 들어가있으면 제품의 퀄리티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럴경우에 대비해 나도 장마기간이나 비수기 때는 통에 가득 채우지 않고 조금씩 나눠 담아서 꺼내놓고 판매를 한다. 물론 굉장히 귀찮은 일이다. 카라피나 통에 가득 담아서 판매하면 편하지만 만약 빠르게 판매되지 않으면 끝에 남은 것들은 처음에 판매했던 퀄리티와 차이가 날 수 있다.
최대한 신선한 상태로 판매를 해야하기에 판매량을 보면서 재고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재고관리에 미흡하거나 등한시 될 경우 제품의 신선도가 떨어지고 이는 고객들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때문에 메뉴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기본적인 부분들도 잘 지켜지는지 점검을 해봐야 한다.
세번째로는 젤라또와 잘 어울리는 상권과 브랜드 컨셉에 잘 맞는 공간을 선택하신 분들이다. 사실 젤라또 매장은 무조건 1층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수강생분 중 2층에 오픈하신 분의 매장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추구하시는 컨셉이 공간에 맞게 잘 꾸며져 있다보니 1층이 아니여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2층이지만 바 형식의 인테리어와 와인과 함께 젤라또를 먹는 컨셉인데 단가가 높아도 분위기가 좋아 젊은 분들이 데이트하러 많이 방문하시는 것 같았다.
사실 젤라또는 충동구매 비중이 높은 디저트라 단순히 유동인구만 많으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수강생분들의 매장들을 보면서 단순히 유동인구만 많은 곳이 아닌, 젤라또와 잘 어울리는 상권, 브랜드의 컨셉과 맞는 공간을 선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같은 제품, 같은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어떤 곳에 매장을 오픈하느냐에 따라 매출과 브랜드 성장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보았다. 가격대가 있더라도 젤라또의 본질적인 매력을 전달하고자 하는 매장들이 단가 경쟁, 회전율 중심 운영, 맛보다 양으로 경쟁을 하는 젤라또 매장들보다 sns에 더 자주 눈에 띄었고 그만큼 브랜드 가치가 더 빨리 성장하는것 같았다.
또한 지방에 오픈하신 분 중에서도 매출이 잘나와 감사하다고 연락을 주신 대표님도 계셨다. 그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메뉴들을 만들고 화려한 공간은 아니지만 그 지역 특색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로 마케팅을 하며 잘 자리를 잡아가고 계신다.
이렇게 지방에서는 지역 특색을 강조한 브랜드가 잘되는 것을 보았고 서울에서는 단순히 저렴한 젤라또 보다는 감각적인 공간과 브랜딩을 잘하시는 분들이 잘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장사를 하다보면 다양한 마케팅 채널이나 대행사에서 연락이 온다. 비용을 내면 대신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해 준다거나 릴스나 게시물을 찍어 홍보를 해준다는 방식이다. 일단 마케팅 대행사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마케팅 대행사가 해주는 일도 결국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다. 하지만 요즘은 소비자들도 이게 광고용 콘텐츠인지 사장이 진심으로 작성한건지 다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나 대행사에 포스팅 작업을 맡기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부터 상업적인 홍보 포스팅보다는 젤라또 매장을 운영하면서 겪었던 경험과 스토리를 담는 데 집중하고 글을 쓰고 있다.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거나 광고를 하고 있지 않지만 3년차가 되면서 두옹즈 매장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점점 많아지고 소개로 방문해 주시는 분들도 많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전히 시행착오 중이지만, 오늘도 젤라또를 만들고, 앞으로도 매장을 운영하며 그 과정들을 기록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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